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팔란티어, 앤드루양, 그리고 피터 틸의 이중적 영향력 (기술, 교류, 지배자)

by 스트롱파파 2025. 8. 29.

팔란티어, 앤드루양, 그리고 피터 틸의 이중적 영향력
팔란티어, 앤드루양, 그리고 피터 틸의 이중적 영향력

피터 틸은 실리콘밸리의 이단아로 통한다. 그는 전통적인 기술 창업자의 이미지를 거부하고, 기술과 정치, 철학을 모두 함께 엮어서 행동하는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팔란티어의 공동 창업자이자 초기 페이팔 마피아의 핵심 인물, 심지어는 정치적 인물 앤드루 양의 후원자이기도 했다. 다양한 키워드로 정의되는 그는 지금도 조용하면서 분명한 방식으로 영향력을 넓히고 있다. 이번 블로그 포스팅에서는 피터 틸이 어떤 경로로 팔란티어를 만들었고 왜 앤드루 양과 교류했는지, 그리고 그의 행보가 우리 사회에 어떤 이중적 메시지를 남기는지를 살펴보려 한다.

팔란티어, 통제를 벗어난 감시의 기술

2003년, 피터 틸은 팔란티어를 설립했다. 9·11 이후 미국 사회는 국가 안보에 집착하는 모습을 보였고, 그 속에서 틸은 “데이터 기반 감시”의 필요성을 강조하며 창업을 한 것이다. 팔란티어는 단순한 빅데이터 회사로 보아서는 안된다. 그 기술은 정부 기관, 군사, 정보기관에 집중되어 있는데 사용자가 많지 않아도 계약 하나가 수천억 원에 달하는 큰 규모의 사업이다.

팔란티어의 목적은 처음엔 테러 방지였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이민 단속, 범죄 예측, 공공기관의 시민 감시로까지 확장되었다. 이런 흐름은 프라이버시 논쟁을 불러왔는데, 실제로 여러 시민단체들은 팔란티어의 기술이 “감시 사회를 조장한다”고 비판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틸은 물러서지 않았다. 그는 “정보는 해석될 때 힘을 갖는다”라며 그 해석의 도구로 팔란티어를 고안하고 성장시켜 나간 것이다. 이 기술은 현재도 미국 국방부, CIA, 그리고 일부 유럽 정부기관에서도 사용 중이다. 정보 민주화가 아닌 정보 집중화를 택한 결과와 그것이 사업에 어떤 성과를 미치는지 보여주는 사례이다.

앤드루 양과의 교류, 그리고 정치적 모순

앤드루 양은 기본소득을 주장하며 떠오른 정치인이자, 기술과 공정한 분배를 동시에 강조한 인물이었다. 놀랍게도 피터 틸은 그런 앤드루 양을 몇 차례 후원함과 동시에, 그의 책과 인터뷰를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원래 피터 틸은 공화당에 가까운 성향을 가진 보수적 기업이다. 트럼프 정부 시절엔 기술 자문을 맡기도 했던 인물이라 주변 사람들에게는 그의 후원이 굉장히 놀라운 모습이었다. 그럼에도 그가 후원을 진행한 이유는, ‘기술은 새로운 불평등을 만든다’라는 앤드루 양의 논리에 일정 부분 동의하는 부분이 있었기 때문이다.

이후에도 정치 스펙트럼을 넘나들며 다양한 인물들과 접촉을 했는데, 여기서 흥미로운 건 그가 ‘사상의 동질성’보다는 ‘문제 해결 접근 방식’에 관심이 많다는 점이다. 앤드루 양은 제도 개선을, 피터 틸은 시스템 혁신을 말했지만 둘 다 기술을 중심에 놓고 있다는 공통점이 있었다.

피터 틸은 정치적으로 양극단을 모두 이해하려는 척하면서 실제로는 자신이 만든 기업 생태계를 보호하고 강화하는 방향으로만 움직이고 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이런 점에서 그는 고도로 계산된 관찰자이자, 위치 기반 영향력을 확장하는 누군가에겐 무서울 수 있는 뛰어난 전략가이다.

이중적 영향력: 해커인가 지배자인가

피터 틸이 행동하고 나아가는 철학적 배경은 언제나 모순과 함께한다. 그는 자유를 말하면서 감시 시스템을 만들었고, 시장을 신봉하면서 독점 기업을 키웠다. 그리고 새로운 기술의 민주화를 이야기하면서도 그 기술에 접근할 수 있는 사람이 극도로 제한된 사업을 운영했다.

경쟁은 패자의 게임이라고 말하는 피터 틸은 그가 왜 팔란티어나 페이팔 이후, 항상 시장의 독점을 추구했는지를 설명한다. 페이스북에 초기에 투자한 것도, 그 구조가 폐쇄적이고 네트워크 효과에 기반해 경쟁자를 허용하지 않을 거란 확신에서였다고 한다.

현재의 피터 틸은 기술 중심 정치 자본가로서 활동하고 있다. 그는 전통적인 실리콘밸리에서 벗어나 오스트리아, 뉴질랜드, 남미 등지에 자본과 아이디어를 분산시키고 있는데, 분산이란 표면적 활동 속에는 자신이 통제 가능한 구조만을 따라가고 있음을 알 수 있다.

사람의 성격을 정의할 때, 이중적이라는 말은 부정적인 표현일 수 있지만, 그에겐 전략적이라는 뜻에 더 가깝다. 그는 해커 정신과 지배자 욕망을 동시에 가진 실리콘밸리의 드문 사례로 정의하고 싶다.

결론

단순한 억만장자로서 피터 틸을 바라봐서는 안된다. 그는 자신이 믿는 철학을 기업에 투영하고, 정치에 반영하며, 기술로 구현하는 대단하고 영리한 인물이다. 팔란티어는 그 철학의 결정체이고 앤드루 양과의 교류는 그 실험의 일부였다.

그의 영향력은 단순히 성공한 투자자 그 이상의 것들을 보여준다. 새로운 질서를 설계하려는 시도하고 그것을 성공시켜 나가는 피터 틸은 여전히 자신의 영향력을 높일 수 있는 선택을 반복하며 발전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