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사람의 프레젠테이션을 보면, 마치 미래를 엿보는 것 같았다.” 한 기술 콘퍼런스에 참가한 관객이 젠슨 황에 대해 남긴 말이다. 무대 위에서 검은 가죽 재킷을 입고 열정적으로 기술을 설파하는 그의 모습은 한 시대의 흐름을 읽는 ‘설계자’에 가깝게 보인다. 반도체 산업은 매년 빠르게 바뀌지만, 그 방향을 먼저 꿰뚫고 길을 내는 CEO는 많지 않다. 젠슨 황은 그중 독보적인 위치에 있는 사람이다. 이 글에서는 그가 바라보는 반도체의 미래에 대해 깊이 들여다보겠다.
1. GPU는 더 이상 그래픽 칩이 아니다
처음 젠슨 황이 엔비디아를 창업했을 때, GPU는 단지 ‘게임 그래픽을 위한 칩’ 정도로 여겨졌다. 하지만 그는 이 장치를 통해 연산의 방식을 바꿀 수 있다고 믿었다. CPU가 직선적으로 일을 처리하는 데 비해, GPU는 수천 개의 연산을 동시에 처리할 수 있다.
그는 데이터가 폭발하는 시대에 ‘속도와 효율’이 핵심이 될 것을 예측했고, 이에 맞춰 GPU를 AI와 병렬 컴퓨팅의 핵심 엔진으로 탈바꿈시켰다.
현재 엔비디아의 GPU는 자율주행, 로보틱스, 바이오 인식 기술 등 거의 모든 신산업의 연산 기반을 책임지고 있으며, 이는 산업 구조 자체를 바꾼 패러다임 전환을 엔비디아라는 기업 하나가 주도하고 있음을 보여 준다.
2. 반도체가 아니라 생태계를 설계한다
젠슨 황의 전략은 단순히 반도체를 잘 만드는 데 그치지 않는다. 그는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를 통합한 전체 생태계를 설계해 왔다. 대표적인 사례가 CUDA 플랫폼이다.
AI 연구자들이 엔비디아를 선택할 수밖에 없게 만든 이 구조는, 단순히 칩을 파는 것이 아닌 생태계를 파는 전략이다.
DGX, Grace Hopper 칩, Triton 등 다양한 통합 제품들을 통해 그는 하나의 칩이 아닌 ‘AI 시스템’을 설계하고 있다.
지금도 엄청난 성장을 하고 있는 기업의 CEO이지만, 먼 미래에는 더 위대한 인물로 평가받지 않을까 감히 예상해 본다.
3. AI 연산이 바꾸는 글로벌 질서
젠슨 황은 반도체가 국가 전략의 핵심이 될 것이라고 본다. 이는 최근 세계 각국의 정책방향에도 알 수 있듯이 AI의 속도, 효율, 확장성은 국가 간 경쟁과 직접 연결되는 관점에서 해석할 수 있다.
AI를 통한 데이터 흐름의 실시간 처리 능력이 국가 최고의 경쟁력이 될 수 있는데, 이 속도를 뒷받침하는 것이 반도체다. 현재 그 반도체를 독점에 가깝게 공급하고 있는 엔비디아를 본다면, 칩 성능뿐 아니라 칩 간 연결성, 에너지 효율성, 보안까지 고려한 전략은 글로벌 기술 패권의 중심에 서겠다는 그의 포부를 보여준다.
결론
젠슨 황은 질문을 먼저 던지는 사람이다. 기술의 방향보다 그것이 작동하는 구조를 먼저 고민한다.
앞선 경제 인물들과 동일하게 '구조'와 '장기적 관점'에서 통찰력을 발휘하고 자신의 비즈니스에 반영하는 것이다.
다가올 미래에는 AI에게 더 많은 연산을 요구할 것이고, AI 중심으로 된 세상의 구조를 설계하는 리더가 필요할 것이다. 젠슨 황처럼 되고 싶다는 이들에게 그는 이렇게 묻고 있는지 모른다:
“당신은 기술을 따라가고 있는가, 아니면 그 구조를 설계하고 있는가?”
투자의 관점에서도 구조를 설계할 수 있는 사람이 되려고 노력해야 진정한 성공을 얻을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