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카테고리 없음

전승절 이후 한중관계, 경제협력에 미치는 변화 (메시지, 무역, 재정비)

by 스트롱파파 2025. 9. 3.

전승절 이후 한중관계, 경제협력에 미치는 변화
전승절 이후 한중관계, 경제협력에 미치는 변화

중국의 전승 80주년 행사가 끝나고 나서 한국 기업들과 정부 관계자들 사이에서 조용한 긴장감이 돌고 있다. "이제 중국과의 관계가 어떻게 될까?"라는 우려 섞인 질문들이 늘어나고 있는 상황이다. 2025년 전승절에서 중국이 보여준 강경한 대외 메시지와 군사력 과시는 단순한 과거 기념을 넘어서 현재의 지정학적 입장을 분명히 드러낸 정치적 선언이었다. 시진핑 주석이 "중화민족의 부흥과 외세 침략에 대한 저항은 계속되어야 한다"고 강조한 것은 누가 봐도 미국과 그 동맹국들을 겨냥한 메시지였다. 그렇다면 한국은 이 메시지를 어떻게 받아들여야 할까? 그리고 한중 간의 경제협력에는 어떤 변화가 예상될까? 전승절 이후 달라진 분위기 속에서 양국 관계의 새로운 국면을 살펴본다.

전승절, 중국의 대외 메시지 강화

2025년 전승절은 그동안의 전승절과는 확실히 다른 분위기였다. 중국이 동북아시아에서 자신들의 역사적, 군사적 정체성을 더욱 강하게 어필하려는 의도가 역력했다. 시진핑 주석의 연설 내용도 과거보다 훨씬 강경했고, 군사 퍼레이드 규모도 대폭 확대됐다. 특히 일본에 대한 과거사 인식을 재강조하면서 역사 문제를 현재의 외교 카드로 활용하려는 모습이 뚜렷했다.

문제는 이런 메시지가 한국에게는 상당히 복잡한 의미로 다가온다는 점이다. 한국은 현재 미국과의 안보 협력을 지속적으로 강화하고 있고, 반도체와 배터리 같은 핵심 산업에서 미국 시장 의존도가 계속 높아지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중국이 반서방 기조를 더욱 분명히 하면서 한국을 바라보는 시선도 예전과는 달라지고 있다.

전승절 직후 중국 외교부가 "한국은 외교적 균형을 유지해야 할 파트너"라고 언급한 것도 의미심장하다. 겉으로는 협력 의지를 표명하는 것처럼 보이지만, 실제로는 "미국 쪽으로 너무 기울지 말라"는 경고 메시지로 해석할 수 있다. 한국 정부와 기업들이 앞으로 양국 관계에서 더욱 신중한 줄타기를 해야 할 상황이 됐다.

무역과 투자, 분위기 전환 가능성은?

한국과 중국의 경제적 관계는 여전히 상당히 긴밀하다. 2024년 기준으로 한국의 대중국 수출이 전체 수출의 18.5%를 차지할 정도로 중국은 여전히 중요한 무역 파트너다. 반도체, 화학, 기계장비 등 한국의 주력 산업들이 중국 시장과 깊숙이 연결되어 있다.

하지만 2025년 들어서는 이런 구조가 급격히 변하고 있다. 중국이 '국산화'와 '자급자족'을 국가 전략으로 밀어붙이면서 외국 기술이나 부품에 대한 의존도를 줄이려고 하고 있다. 동시에 미국의 대중 견제 정책이 강화되고, 한국도 공급망 다변화 정책을 본격적으로 추진하고 있어서 기존 무역 구조가 삼중으로 흔들리고 있는 상황이다.

전승절 이후 이런 기조는 더욱 강화될 가능성이 크다. 중국이 자립과 자주를 더욱 강조하게 되면, 한국산 부품이나 중간재에 대한 수요가 장기적으로 줄어들 수밖에 없다. 실제로 한국 기업들도 이런 변화를 감지하고 새로운 시장 확보에 나서고 있다. 동남아시아, 인도, 미국 시장으로의 진출을 확대하고 있는 것도 이런 맥락이다.

투자 부문도 마찬가지다. 한때 중국 시장에 적극적으로 진출했던 한국 대기업들이 최근 몇 년 사이 투자 규모를 대폭 줄이거나 아예 철수하는 경우가 늘고 있다. 전승절 이후 중국 내 반서방 정서가 더욱 강해진다면, 한국 기업들에 대한 각종 규제나 비관세 장벽이 다시 고개를 들 수도 있다. 이미 일부 업계에서는 이런 우려가 현실화되고 있다는 얘기가 나오고 있다.

한중 경제협력, 재정비가 필요한 시점

전승절 같은 정치적 이벤트의 영향이 경제 전반에 미치는 파급력은 생각보다 크다. 한중 간 경제협력도 이제는 과거처럼 관성적으로 이어가는 파트너십이 아니라, 새롭게 재설계해야 하는 관계로 바뀌고 있다. 한국 정부도 이런 변화에 대응하기 위해 공급망 안정화, 핵심 산업 보호, 수출 다변화라는 전략을 세우고 있다.

산업통상자원부는 2025년 하반기부터 '대중 무역 리스크 모니터링 시스템'을 본격 가동하기 시작했다. 중국의 정치적 이벤트나 정책 변화가 실제 무역에 미치는 영향을 실시간으로 분석해서 대응 방안을 마련하겠다는 것이다. 반도체, 배터리, AI 같은 전략 기술 분야에서는 미국과의 공동 연구개발이 강화되면서 중국과의 기술 협력은 자연스럽게 줄어들고 있다.

그렇다고 해서 한중 경제협력이 완전히 단절되는 것은 아니다. 특히 소비재나 문화콘텐츠, K-푸드 분야에서는 여전히 중국 내 수요가 견고하다. 중국 중산층의 한류 소비는 정치적 상황과 상관없이 꾸준히 이어지고 있고, 한중 FTA를 통한 관세 혜택도 계속 유지되고 있다. 이런 민간 소비시장 중심의 협력은 정치적 갈등과는 별개로 '비정치적 경제협력' 영역에서 계속 발전할 수 있을 것 같다.

결론: 관계 재조정 속 실리 전략이 필요하다

2025년 전승절은 중국이 자신들의 역사 인식과 현재의 대외전략을 동시에 보여준 중요한 분기점이었다. 한국은 이런 흐름 속에서 외교적 균형감을 유지하면서도 경제적 실익을 확보해야 하는 까다로운 과제를 안게 됐다. 무역과 투자 부문에서는 불확실성이 커졌지만, 동시에 새로운 기회를 모색할 수 있는 전환점이기도 하다.

정치적으로는 거리가 멀어질 수 있지만, 경제적으로는 여전히 협력할 여지가 남아있다. 한국은 지금 한중관계를 완전히 새롭게 정의하고 재조정해야 하는 중요한 시기에 와 있다. 전승절 이후의 변화된 중국을 정확히 읽어내는 것은 단순히 과거를 되돌아보는 게 아니라, 미래 경제 전략을 수립하는 데 핵심적인 정보가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