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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상호관세 직격탄 맞은 한국 수출 산업 분석 (자동차, 반도체, 배터리)

by 스트롱파파 2025. 8. 31.

미국 상호관세 직격탄 맞은 한국 수출 산업 분석
미국 상호관세 직격탄 맞은 한국 수출 산업 분석

2025년 7월 31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69개국에 상호관세를 부과하는 행정명령에 서명했다. 한국은 15% 상호관세 적용국으로 지정됐고, 8월 7일부터 실제 시행에 들어갔다. 원래 25%였던 관세율이 한미 협상을 통해 15%로 낮아졌지만, 여전히 한국 수출 산업에는 상당한 부담이다. 자동차 232조 관세도 25%에서 15%로 인하됐지만 기존 무관세에 비하면 큰 변화다. 미국이 만성적 무역적자를 이유로 국가비상사태를 선포하고 시행한 이번 조치는 한국의 주력 수출 산업인 자동차, 반도체, 배터리 등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고 있다. 한국 정부는 구윤철 경제부총리와 김정관 산업부 장관을 급파해 협상을 벌였지만, 글로벌 보호무역주의의 확산이라는 더 큰 흐름 속에서 근본적인 해결책을 찾기는 쉽지 않은 상황이다.

자동차 산업: 한미 FTA 안에서 벌어지는 긴장

한국 자동차 산업이 첫 번째 타격을 받고 있다. 2024년 기준 한국의 대미 무역흑자가 660억 달러를 기록하면서 트럼프 행정부의 주요 타깃이 되었기 때문이다. 현대차와 기아차의 북미 수출 비중은 전체 수출의 35% 이상을 차지하고 있어, 15% 관세 부과는 직접적인 가격 경쟁력 악화로 이어진다. 구체적인 영향을 살펴보면, 한국산 완성차에 부과되는 15% 상호관세와 자동차 232조 관세 15%가 중복 적용될 가능성이 있다. 다만 미국 정부는 4월 29일 중복 관세 방지를 위한 행정명령을 발표했어, 실제 적용에서는 조정이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현대차그룹의 대응 전략도 빨라지고 있다. 미국 조지아주와 앨라배마주 공장의 생산 확대를 가속화하고 있고, 특히 전기차 생산을 위한 현지 부품 조달 비중을 높이고 있다. 현대차는 "미국 내 생산 비중을 2025년 말까지 70%로 끌어올리겠다"고 발표했다. 투자 관점에서 주목할 점은 관세 부담을 상쇄할 수 있는 기업들이다. 미국 현지 생산 비중이 높거나, 프리미엄 브랜드로 가격 전가가 가능한 기업들이 상대적으로 유리하다. 또한 미국 내 부품 공급업체들은 현지화 확대 수혜를 받을 가능성이 높다.

반도체 산업: 전략적 기술 품목도 관세 대상에 포함되다

반도체는 한국의 최대 수출 효자 산업이지만, 이번에도 예외는 아니었다. 15% 상호관세가 메모리 반도체에도 적용되면서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새로운 도전에 직면했다. 특히 미국이 자국 기업인 인텔과 마이크론 보호를 위한 정책을 강화하고 있어 한국 기업들의 우려가 커지고 있다. 실제 시장 반응을 보면, 관세 발표 이후 메모리 반도체 현물 가격이 일시적으로 하락했다가 안정을 찾고 있다. 이는 한국 기업들이 미국 내 생산 확대와 가격 조정을 통해 관세 부담을 흡수할 것이라는 기대 때문이다. 삼성전자는 이미 대응책을 마련하고 있다. 텍사스 테일러 공장 건설을 가속화하고 있고, 2026년부터 본격적인 양산에 들어갈 계획이다. SK하이닉스도 미국 내 패키징 공장 건설을 검토 중이다. 장기적 시나리오를 보면, 관세가 지속될 경우 글로벌 반도체 공급망 재편이 가속화될 것으로 예상된다. 한국 기업들의 미국 현지 투자 확대는 불가피하고, 이 과정에서 국내 반도체 장비 및 소재 업체들의 동반 진출도 늘어날 것으로 전망된다.

배터리 산업: IRA법과 상호관세의 충돌

가장 복잡한 상황에 놓인 것이 배터리 산업이다. 미국은 한편으로는 IRA(인플레이션 감축법)를 통해 전기차 배터리 현지 생산을 장려하면서, 다른 한편으로는 15% 상호관세를 부과하는 모순적 정책을 시행하고 있다. 한국 배터리 3사의 현황을 보면, LG에너지솔루션은 미국 내 4개 공장을 운영 중이고, 삼성SDI와 SK온도 각각 현지 공장을 건설하고 있다. 하지만 배터리 핵심 소재인 양극재, 음극재, 분리막 등은 여전히 한국에서 수입하는 비중이 높아 관세 부담이 불가피하다. 대응 전략의 핵심은 소재 공급망의 현지화다. 에코프로비엠은 캐나다에 양극재 공장 건설을 결정했고, 포스코케미칼도 북미 진출을 가속화하고 있다. 이 과정에서 중견 소재 기업들의 해외 진출이 늘어나고 있어, 관련 기업들에게는 오히려 기회가 될 수 있다. IRA 혜택과 관세 부담의 상쇄를 통해 여전히 경쟁력을 유지할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전기차 1대당 최대 7500달러의 IRA 보조금을 고려하면, 15% 관세 부담을 상쇄하고도 경쟁력을 유지할 수 있다는 것이다.

결론

2025년 8월 7일부터 시행된 미국의 15% 상호관세는 한국 수출 산업에 새로운 도전을 제시하고 있다. 원래 25%에서 협상을 통해 인하됐지만, 여전히 상당한 부담이다. 자동차, 반도체, 배터리 같은 주력 수출 산업이 직격탄을 맞으면서 기업들은 현지화 전략을 가속화하고 있다. 단기적으로는 수익성 악화와 가격 경쟁력 하락이 불가피하다. 하지만 장기적으로는 이번 위기가 한국 기업들의 글로벌 경쟁력을 오히려 강화할 수 있는 계기가 될 것으로 전망된다. 미국 현지 생산 확대, 공급망 다변화, 기술 혁신 가속화 등을 통해 새로운 성장 동력을 확보할 수 있기 때문이다. 투자자 관점에서는 위기를 기회로 전환할 수 있는 기업들을 선별하는 것이 중요하다. 미국 현지 생산 비중이 높은 기업, 프리미엄 시장에서 가격 전가가 가능한 기업, 현지화 확대로 수혜를 받는 부품·소재 기업 등이 상대적으로 유리할 것으로 예상된다. 트럼프의 '상호관세'는 한국 기업들에게 단기적 충격을 주고 있지만, 결국 글로벌 경쟁력을 한 단계 끌어올리는 계기가 될 가능성이 높다.